꿈에 그리던 한라산 눈꽃 산행을 하기로한 날이다.
전날까지만해도 눈보라에 앞이 안보일 정도로 날씨는 최악이었다.
자다깨다를 반복한 지루한 밤을 보내고 새벽 밤바다 하늘을 보니까 다행히 여명이 초승달을 선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식구들의 염려를 뒤로하고 서귀포 숙소에서 미리 알아둔 버스편을 이용하여 성판악에 도착하였다.
벌써 주차장엔 산꾼들이 타고온 차량이 가득하였다.
8시에 순백의 눈꽃 세상으로 나홀로의 산행을 시작하였다.
며칠동안 눈이 내려서 전날까지만해도 입산통제됐던 산행길을 벌써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다져져 있었다.
딱 한사람만 갈 수 있도록 난 눈길...
조금만 발을 잘못 디뎌도 눈속으로 온몸이 빠져들어가 그 깊이를 감지하기도 어려울 정도였고,
오늘은 산을 잘타는이도...
못타는이도 없는 ..
앞지르기도 할 수 없는 질서 정연한 누구에게나 평등한 산행길이다.
여기 저기서 들리는 소리...
"어떻게 날씨가 좋아도 이렇게 좋을수가 있나'
"한라산 등반중에 20번을 와 보았지만 이런날은 처음이다"
"자연이 이런 영광을 나에게 주었으니 이제 착하게 살아야겠다"등등
날씨을 예찬하는 산꾼들의 소리를 들으며 난 선택받은 행운녀구나~생각했다.
유난히 새하얀 눈꽃...
눈이 부시도록 환하게 내리쬐던 햇살...
저마다 흰꽃가루로 온갖 모양으로 치장하고 뽐내던 나무들...
거짓말처럼 바람한점없는 한라산을 얼굴가득 벅찬행복함으로 산을 오르던이들..
하얀솜사탕같은 넓은품으로 힘들었던 산행을 위로해주던 백록담..
제주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던 시원한 경관...영원히 잊지 못할것 같다.
백록담을 오를때 본 눈꽃은 부드러운 멋이라면 관음사로하산하면서 본 눈꽃은 강한 이미지를풍겼지만 경관은 훨씬 더 멋스러웠다.
하산길이 매우 가파랐고 귤 두개,호두차한잔으로 끼니를 때우며 앞만보고한 산행덕에7시간이 채안되게 하산을 하였다.
제가 표현하지못한것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혼자 보기엔 너무 안타깝고 가슴에 담기엔 너무 벅찬 한라산 눈꽃의 진수를 맘껏 즐기고 온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성판악~진달래대피소~백록담~관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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