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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사진 모음

용아장성(20111001)

by 강물이되어 2021. 6. 5.

꿈에서나 그리던 설악의 용아장성을 다녀왔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7키로가 넘는 깜깜한 새벽길을 1시간15분만에 오르고 그 발걸음은 단숨에 수렴동 대피소까지 올랐다.

부푼 기대만큼이나 발걸음도 가볍다.

수렴동 산장옆을 발소리 말소리를 죽여가며 급경사길을 다이렉트로 안부에 오르고 나서야 실감이났다.

수렴동 대피소를 기준으로 좌측으로는 가야동 계곡과 만경대,공룡능선을 거느리고~

우측으로는 수렴동 구곡담계곡을끼고 서북 주능선이 장대하게 펼쳐져 있어 내설악의핵심이란다'

수렴동에서 봉정암을향해 20여개의 암봉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있다하여 "용아장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단다.

어둠속에 갇혔던 용아장성~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정상능선에서 바라보던 구곡담계곡의 운해..

그 풍광을 보는 순간 가야할길은 멀고 발걸음은 재촉해야 하건만

한번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못볼것 같은 아쉬움에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그래도 끝도 보이지 않는 암봉들을 넘고 또 넘어야 하기에 가야만했다.

그동안 나 나름대로 담력이 좋다고 자부했건만 뜀바위에 이르러 얼마나 두렵던지...뛰어넘다가 꼭 뒤로 자빠질것 같은 공포가...

좌로 보아도 천길 낭떠러지요,우로 보아도 천길 낭떠러지다.

전 구간이 한순간의 방심과 실수를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가슴으로 전해지는 스릴도 최고다.

유명한 개구멍도 지나고 ..날씨가 주는 행운으로 이제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 아름다운 비경에 취하여....

끝까지 네발로 오르고 내리면서도 힘들지 않았던것 같다.

혹여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위험에 처할까봐 얼마나 바위를 안고 사랑을했는지...지금은 생각만해도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왜 오지말라고 하는지!!! 왜 오지말라는길을 가야만되는지를 알것 같은 하루...

잡고 오를수 있게 바위위로 몸을 내준 소나무의 뿌리도 감사했고 ...발을 조금이라도 걸칠수 있게 턱이돼준 바위에게도 감사했던하루...

그 이름만 들어도 등산을 하는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그곳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잡아주면서 하루를 같이한 모든님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 전하고 싶고~

안전하게 장비를 갖춰서 리딩해주신분 수고하셨고 고마웠구여...

옆에서 말없이 솔선 수범으로 자일로 몸을 감고 지탱해주시던 여 산우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누구나 쉽게 오를수 없는 산행길이었기에 겸손함과 소중함이라는 귀한 것을 얻고 온 평생 잊지못할 멋진날이었습니다. 

 

용대리~백담사~수렴동지킴터~옥녀봉~뜀바위~개구멍~봉정암~수렴동계곡~백댬사